자유게시판
헤어진 전 연인의 부고
2022-08-31
                                            
선배나 형들이 늘 경사는 빠져도 조사는 꼭 챙기라는 조언을 했었는데 그 이유를 뼈져리게 느낍니다.

어느날 일을 마치고 누워서 카톡 친구 목록을 살펴보다가 헤어진 전 여친의 프로필을 보니 아버님이 돌아가신 것 같더라구요.

늦은 시간이었지만 오랜만에 연락을 했더니 바로 답장이 왔습니다. 우선 위로를 해주고 가봐야할 것 같아 위치를 물어보고 바쁘지 않으면 꼭 가겠다는 답을 하고 생각을 하게되었습니다.

막상 가겠다고는 했는데 현실적으로 부의금 내기도 빠듯한 형편인지라.. 양복도 빌려야하고, 왕복 차비나 이런저런걸 생각하니 고민이 되더군요. 

그래서 직장 동료와 친구들에게 이런 경우 부의금 얼마정도 내야하냐 물어보니 대부분 굳이 참석할 이유가 있냐 되묻더라구요.

현재 남자친구가 와 있을수도 있고, 또 아버님과 교류가 있던 사이면 몰라도 그게 아니면 굳이 안가도 될꺼라는 여론..

안그래도 갈까말까 고민했는데 저런 이야기들으니 더 고민이되던.. 그러다가 못갈꺼같다는 말할 타이밍을 놓치고 또 못간게 미안해서 한동안 연락을 안하고 있었는데

오늘 또 우연히 카톡 친구 목록 보다가 그 친구가 얼마전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접하게되었습니다.

어머니와는 식사도 하고 몇번 뵌적이 있어서 다행히 번호가 남아있어 연락을 드렸습니다.

흐느끼시는 어머니와 통화를 했는데, 아버님은 간이 급격히 안좋아지셨는데 전여자친구가 간이식을 해주기로하고 수술 일정도 잡아놓은 상태였다고.

그런데 의사도 놀랄 정도로 급격히 상태가 나빠져 갑자기 돌아가시게 되었는데 워낙 사이가 각별해서였는지 아버지 돌아가시고 슬픔을 못이겨 얼마후에 따라가게되었다고..

그리고 그친구가 어머니한테도 저 온다고얘기했다고 은근 기다렸는데 안오니 좀 아쉬워했다 그런 이야기를 전해듣고 통화를 끊고 나서 생각하니 내가 너무 쓰레기같고 병신같아서 참을 수가 없더군요.

누군가는 나를 기다렸고 이리 힘들어했는데 나는 겨우 돈 몇푼에 온갖 안갈 핑계로 위로도해주지 못한걸까..
만약 내가 가서 위로가 되었다면 그런 극단적 선택은 막을 수 있지 않았을까.. 온갖 후회로 마음이 복잡했습니다.

거리가 있어 우선 내일은 휴가를 냈고 어머님께 위로라도 해드리려고 찾아뵈려고합니다. 

혹시라도 주변 지인의 장례 소식을 전해듣는다면 저처럼 후회하지마시고 꼭 찾아뵙고 위로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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